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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는 모든것/음식잡학

맵부심 대한민국을 있게한 고추, 우리는 고추를 언제부터 먹었을까요?

by ┘ 2021. 7. 4.

매운맛 하면 한국인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운맛을 사랑하죠. 매운맛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후추 매운맛, 고추냉이 종류, 고추 등등 여러 가지 매운맛이 있죠. 고추만 해도 종류에 따라 매운맛이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매운맛은 보통 고추의 매운맛이 기본이에요.

 

 

 

 

고추는 임진왜란때 들어왔다?

 

고추

 

고추가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는 의견이 분분한데 지금까지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설이 주류를 이뤄왔습니다. 이 가설에 대한 근거는 이수광의 <지봉유설> (1613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남만초' 에는 독이 있다. 일본에서 건너 온 것이라 그 이름을 왜 개자라고 한다. 소주에 타서 팔기도 하는데 이것을 마시다 죽는 자가 다수 있었다.

 이 고서에 등장하는 '남만초'가 바로 고추라는 이야기 인데요. 밝혀진 바로는 <지봉유설>에 적힌 남만초는 고추가 아닌 말 그대로 '남만초'라고 합니다. 지금의 태국, 인도네시아 에서 먹었던 고추로, 우리 고추와는 종과 속이 완전히 다르다고 해요. 

 

 

 

 

여기에서 소주에 남만초를 타서 마시다 죽는 자가 있었다는 말은 우리나라에는 이미 고추가 존재했고, 소주에 고추를 타서 마시는 문화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만초'는 우리 고추에 비해 너무 매워서 죽는 사람까지 생겼던 것이죠. 

 

만약 '남만초'가 지금 우리가 흔히 먹는 고추라면, 먹다 죽을 수도 있는 이 고추가 모든 국민이 일상적으로 먹는 김치, 고추장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김치, 고추장은 간단한 음식도 아니고 발효음식인데 이걸 발견하기까지 수백 년은 걸렸을 음식이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독초로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만들어졌다는 건 말이 안 되죠.

 

 

조선 초기의 고추에 대한 기록

 

임진왜란 이전 시기에 많은 문헌에서 고추장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식료찬요>(전 순의, 1460년 세조 6년), <향약집성방>(유효 통 등, 1433년, 세종 15년), <의방유취> (1477년, 성종 8년) 등에서 다양하게 발견되었습니다.

 

비위나 위가 약해 몸이 허해질 때, 닭이나 꿩을 도리 쳐서 고추장을 넣고 끓여 먹거나 찍어먹으면 밥맛이나 얼굴색이 좋아진다

 

는 내용이 들어있어 고추장의 용도가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시필의-소문사설-중-순창-고추장-제조법
이시필 <소문사설>

 

또한 이시필의 <소문사설>(1720년경) 에는 임금님에게 진상하는 순창고추장의 제조 방법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본에 있는 각종 문헌에서도 고추가 조선에서 전래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고추는 임진왜란보다는 훨씬 이전부터 있었고, 흔히 먹는 식재료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고추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우리나라에서 계속 재배해온 두 가지 전통 고추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이미 47만 년 전에 분화된 두 품종으로 밝혀졌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먹는 일반 고추이고, 다른 하나는 청양고추의 원조인 약간 매운 고추예요. 옛날에는 고추를 '고초땡초', '고초당초'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경상도에서 청양고추를 '땡고추'라고 부르는 것은 여기에서 유래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고추는 지역적으로 만주, 중앙아시아 고추와 유전적으로 비슷합니다. 만주, 중앙아시아 고추는 우리나라 고추와 50만 년 전 이전에 갈라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적어도 50만 년 전에 고추가 들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류보다 오래된 고추의 역사

 

고추는 사람이 지구 상에 나타나기 훨씬 전인 1960만 년 전에 존재했다고 해요. 고추는 조류나 포유류가 먹어서 소화되지 않은 배설물에 씨 형태가 그대로 나와 전파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캅사이신을 함유하고 있는 고추는 어떤 동물이나 전파할 수 있는 식물이 아닙니다. 

 

보통은 매운맛이 가지고 있는 통각 때문에 동물들은 고추를 먹을 생각을 하지 않지만, 매운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동물들, 새들이 주로 전파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 고추는 우리나라에서 인류가 존재하기 전부터 있었을 확률이 높고, 고추장의 활용이 조선시대 초기부터 나온 만큼 조선시대 이전부터 고추를 사용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조 : 한식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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